5·18 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행사가 ‘모두의 오월, 하나 되는 오월’을 주제로 광주 전역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유족회와 부상자회, 공로자회 등 5·18 공법 3단체는 그동안 갈등을 딛고 전야제 등에 동참해 모처럼 화합의 무대를 연출한다.
광주지역 60여 개 기관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5·18민중항쟁행사위는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전야제와 각종 부대행사의 윤곽을 잡았다”고 1일 밝혔다.
해마다 수만 명이 운집하는 17일 전야제는 그날의 오월정신을 다양한 공연으로 승화한다. 종전 주 무대를 위주로 한 총체극 방식에서 벗어나 오월·민주·인권 3개 영역을 다룬 3개의 무대를 별도로 만들어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되는 몰입형 공연을 꾸민다.
총 100명의 배우는 각자 무대에서 민주주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민과 관객, 배우의 경계를 뛰어넘는 활기찬 무대를 선보인다. 전야제는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시민참여에 초점을 맞춘 전야제는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금남로와 5·18 최후 항쟁치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야제 본무대를 앞둔 오후 6시 30분에는 ’광주선언 2024’를 발표한다.
국내는 물론 미얀마 연방공화국과 미국, 일본, 멕시코, 호주, 독일 등에서 온 다양한 연대자들이 동참한 광주선언은 국내·외 관련 단체와 국민에게 사회적 소수·약자와 연대한 오월의 가치를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야제에 앞서 주먹밥 만들기 등 체험 부스가 들어서는 시민난장(해방광주)이 열리고 풍물단·시민 악사들은 광주 전역에서 당시 민주화운동 현장인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을 향해 민주평화대행진을 펼친다.
518명의 풍물단이 이끄는 오월길 맞이 풍물굿 행렬을 세월호, 이태원, 제주4·3, 여순사건 유가족 등이 뒤따른다. 홍보·체험 활동 부스 30곳과 전시 공간 5곳, 무대 2곳도 설치해 시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각종 행사를 벌인다.
올해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위한 무대도 별도로 마련했다. 오월 어머니들은 가족을 잃은 이들과 함께 아픔을 달랜다.
유족회 등 공법 3단체는 당초 올해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가 입장을 번복해 전야제에 참여하기로 했다. 공법 3단체는 지난해 특전사동지회 초청 행사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기념행사에 불참하는 갈등을 겪었다.
18일 당일 전국노동자대회와 국민대회, 대학생대회를 개최하는 등 33개 시민공모사업과 기념행사, 33개 청소년 기념행사, 1개의 청년기획사업, 38개의 협력사업과 3개의 해외사업도 곁들여진다. 전국 15개 광역지자체도 저마다 기념행사를 한다.
5·18 행사위는 5·18 과제 완수의 시민 공감대 확보, 5월 대동정신 계승을 통한 민주주의·기후·민생 위기 극복, 5월 단체 간 신뢰 회복, 지속 가능한 5월 기념행사 기반 마련, 미래세대로의 전승을 기조로 삼아 올해 기념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미경 상임 행사위원장은 “5·18 기념재단, 공법 3단체와 간담회를 하고 5월 한 달 전체 기념행사 과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행사위는 공법 3단체가 진행하는 5월 행사에 적극 참여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