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시계 구매대행했는데 돈세탁 같아요” 알바생 신고

입력 2024-05-01 06:39 수정 2024-05-01 13:08
명품 시계와 현금. 관악경찰서 제공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금을 명품 시계 구매대행을 통해 돈세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총 7억여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15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검거된 15명 가운데 14명은 한국인, 나머지 1명은 중국인이다.

이들은 수당 15만~20만원을 주겠다며 명품 시계 구매대행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이들 명의의 계좌로 시계값을 줬다. 이 돈은 보이스피싱을 통해 마련한 범죄 수익금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이 구매한 시계는 여행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온 중국 국적 송금책에게 전달됐고, 송금책은 양 손목에 시계를 차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송금책으로부터 건네받은 시계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총 7억여원을 챙겼다.

구인자로 가장해 구매대행 아르바이트생 면접 보는 보이스피싱 일당의 모습. 관악경찰서 제공

경찰은 구매대행 아르바이트를 한 30대 남성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아르바이트생 관리책 역할을 한 조직원을 긴급체포하고, 일당 15명을 차례로 붙잡았다.

이 중에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인지하고도 시계값만 챙기고 도망간 ‘먹튀’ 아르바이트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5000만원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등 피해 구제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