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교협 개막…아시아선교 네트워크 다진다

입력 2024-05-01 02:14 수정 2024-05-01 17:46
AMA 임원들이 29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CCT 건물에서 열린 2024 AMA 임원회에 참석한 모습.

지난 2002년 스코틀랜드의 선교학자 앤드루 월스는 “21~22세기엔 세계 기독교의 규범과 표준을 정하는 이들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세계 기독교 인구가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며 21세기 기독교의 질 역시 남반구 기독인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이에 아시아 각국 선교협의회도 각지 선교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맞춰 선교운동을 변화하는 일에 나설 예정이다.

아시아선교협의회(AMA·대표 강대흥 선교사)는 지난 29일부터 1일까지(현지시간) 방콕 태국기독교총회(CCT·Church of Christ in Thailand) 건물에서 임원회를 개최했다. 임원회에서는 나라별 선교 현황을 보고받고 이에 맞춰 2026년 열릴 ‘제15차 AMA 선교컨벤션’서 논의할 키워드를 정했다. 정해진 키워드는 ‘혁신(Innovation)’ ‘남반구(Global South)’ ‘내부자(Insider)’ ‘리더십(Leadership)’ ‘다음세대(Future Generation)’ 등 다섯 가지다.

AMA는 1973년 한국 세계선교의 개척자인 고 조동진(1924~2020) 목사에 의해 창립됐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필리핀선교협의회(PMA) 인도선교협의회(IMA) 방글라데시선교협의회(BMC) 태국기독교총회(CCT) 등 아시아 선교협의회의 유일한 협의체로 알려져 있다. AMA는 3년마다 아시아 각국에서 컨벤션을 열어 국제적 선교 네트워크를 다지고 선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로렌스 코 아시안저니스 대표가 지난 3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CCT 건물에서 열린 2024 AMA 임원회에 참석해 싱가포르 현지상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임원회에서는 아시아 선교지에서 노출되고 있는 선교적 고충과 과제 등이 논의됐다. 로렌스 코 아시안저니스 대표는 “싱가포르에서는 여전히 ‘기독교 신앙은 부자들만의 것’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면서 “자신이 가난하기 때문에 교회에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주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곁에도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다음세대 청년들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서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교하며 느끼는 점은 문화의 중요성”이라며 “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언어만 번역해서는 결코 복음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신앙의 현지화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찬사모네 사이야삭 아시아선교학회(ASM) 대표는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있는데 이는 현지 목회자의 지도하에 지역교회가 빠른 속도로 탄생하고 부흥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베트남 메콩델타 지역의 경우에는 기존에 ‘기독교적이지 못하다’며 경시 받던 전통춤 등 문화가 현지인들에 의해 믿음을 표현하는 창구로 변화하고 이와 같은 문화의 접목을 통해 교회가 더욱 부흥하는 일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등 비서구가 서구에서 전한 복음을 받아들이되 서구와의 문화적 및 언어적 차이 등을 고려해 각지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선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AMA는 이번 임원회를 통해 정관수정위원회와 컨벤션준비위원회를 꾸렸다. 강대흥 AMA 대표회장은 “AMA의 현 정관은 50년 전에 정해놓은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 잊힌 부분은 물론 지켜지지 않는 부분도 여럿 존재한다”며 “현 상황에 맞게 정관을 수정하는 위원회를 꾸리고 아시아 각국 선교협의회가 연합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MA 임원들이 3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CCT 건물에서 열린 2024 AMA 임원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방콕(태국)=글·사진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