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현지 유명 관광지인 ‘해리포터 성’이 불에 타올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맹비난했다.
오데사주 당국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 오데사 학교와 주거용 건물 등 민간 시설에 미사일이 떨어져 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4살 어린이를 포함해 4명은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지에서 해리포터 성으로 불리는 유명 건물도 일부 소실됐다. 이 건축물은 조앤 K. 롤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해리포터와 직접적 관계는 없지만, 고딕 양식의 외관이 영화에 등장하는 건물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해리포터 성으로 불리며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도시에 발사된 러시아군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에 집속탄 탄두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주지사는 이날 집속탄 폭격을 주장하며 “이러한 탄약은 장비와 건물이 아닌 주로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데에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집속탄은 큰 폭탄 안에 수백개의 소형 자탄이 들어 있는 무기다. 자탄 수백개를 지상에 흩뿌려 광범위한 지역에 무차별적 공격을 가한다. 다량의 인명 살상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비인도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전 세계 120개 나라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은 물론 침공 이전에도 시리아와 체첸 등에서 광범위하게 집속탄을 사용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에서 집속탄 사용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