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전창진, 냉철한 송영진…챔프전, 치열한 감독 수싸움

입력 2024-05-01 07:07
부산 KCC 전창진(왼쪽) 감독과 수원 KT 송영진 감독. KBL 제공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 중인 부산 KCC 전창진 감독과 수원 KT 송영진 감독의 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베테랑 사령탑인 전 감독은 노련미를 앞세워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승리 전술을 가동하고 있다. 송 감독은 올 시즌 부임한 초보 사령탑이지만 냉철하고도 과감한 결단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전 감독은 경험치가 곧 무기다. 정교한 상대 분석을 바탕으로 약점과 전술을 쉽게 간파해 공략한다. 지난 27일 열린 챔프전 1차전에선 예상치 못한 드롭존 수비를 선보여 승리를 따냈다. 상대 득점원인 패리스 배스를 더 뛰게 만들어 체력 소진을 유도했다.

전 감독은 지난 29일 2차전을 앞두고 궁지에 몰린 KT가 기존과 달리 “허훈을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록 2차전을 내주긴 했지만 전 감독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송 감독은 1차전을 지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패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꺼냈다. 체력 안배 문제와 별개로 에이스 허훈에게 40분 풀타임의 출전시간을 줬다. 그는 “너무 길게 보고 나중을 생각했는데, 매 경기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했다”며 총력전을 펼쳤고, 2차전 반격에 성공했다.

다양한 선수 기용 및 운용도 돋보였다. 송 감독은 허훈과 더불어 신인 문정현을 선발로 투입해 변화를 줬고, 배스의 체력은 철저히 관리했다. 배스는 후반에만 36점을 몰아넣으며 제 몫을 했다.

두 사령탑은 과거 KT 시절 각각 지도자와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전 감독은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송 감독은 냉철한 판단으로 팀을 잘 운영하는 것 같다”며 “선배 감독인 제가 배우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송 감독도 “1차전 패배 이후 많은 걸 배웠다. 전 감독님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이들 감독의 우승 다툼은 1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프전 3차전에서 재개된다. 양 팀은 현재 시리즈 1승 1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KCC는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KT는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전 감독은 “2차전에서 믿었던 선수들이 전혀 뛰지 못했는데 이유를 분석해보겠다. 다시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송 감독은 “일단 우리가 잘하는 농구로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라면서도 “여러 생각을 갖고 있다. 다방면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