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도와달라’ 기도한 암환자, 美 ‘1조 8000억’ 복권 당첨

입력 2024-04-30 11:41
미국 1조 8000억원 파워볼 1등 당첨자 쳉 새판이 29일(현지시간) 오레곤주 복권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13억 달러(1조 8000억원) 상금이 걸린 미국 복권 파워볼 1등 당첨자가 공개됐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쳉 새판(46)이 영예의 당첨자라고 보도했다.

이날 새판은 오리건주 복권협회가 개최한 파워볼 1등 당첨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리건주에서는 신변의 위협이 있는 경우를 포함한 예외적인 상황 외에는 복권 1등 당첨자를 공개해왔다.

새판은 삭발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등장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1977년 라오스에서 태어나 1994년 미국으로 온 이민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2016년 암 진단을 받아 지난주에도 항암 치료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새판은 “친구에게 100달러를 빌려 같이 복권 20장을 샀다. 당첨 소식을 알게된 날 친구에게 전화해 ‘더는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며 당첨 순간을 떠올렸다.

또 그는 “복권 번호를 적은 종이를 베개 밑에 넣어두고 자기 전 ‘가족에게 뭔가 해줄 수 있을 때까지는 죽고 싶지 않다. 한 번만 도와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돈을 빌려준 친구에게 당첨금 절반을 주기로 했다는 그는 “이제 나에게 맞는 좋은 의사를 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도 “이 돈을 다 쓸 시간이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워볼은 지난 1월 당첨자가 나온 이후로 3개월 동안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이월됐다. 이후 41번째 추첨 때 새판이 행운의 주인공이 돼 세금을 제외한 4억 2200만 달러(약 5806억원)를 받게 됐다.

미국 복권 사상 최대 당첨금은 2022년 11월 파워볼에서 나온 20억 4000만 달러(약 2조8070억원)였다. 챙이 당첨된 13억 달러의 상금은 파워볼 역사상 네 번째로 큰 금액이며, 미국 전체 복권을 통틀어서는 8번째로 큰 금액이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