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에서 폭우와 홍수로 댐이 무너지면서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케냐의 한국인 선교사가 전했다.
케냐 서부 리프트밸리주의 주도 나쿠루시의 마이 마히우 마을에서 사역 중인 조규보 케냐 선교사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근의 댐이 무너져 많은 집이 떠내려가거나 수몰됐다”며 “현재 50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계속 굴착기를 동원해 구조작업과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이튿날 새벽 1시(현지시각)쯤 마을 인근 산자락에서 계곡을 강타했다. 조 선교사는 “폭우가 산사태로 이어졌고 키날레산 인근 흙집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며 “새벽에 일어난 일이라 인명피해가 더 심했다”고 분석했다.
조 선교사가 운영 중인 보육원 조이홈스도 산사태가 일어난 계곡 인근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선교사는 “보육원에 머물던 아이들과 직원들은 새벽에 깨어나 피신을 한 까닭에 인명 피해는 없지만, 전신주가 쓰러지면서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보육원에서 자라 교사가 된 아들 같은 교인도 집이 물에 휩쓸리면서 가족이 실종되고 본인도 현재 의식불명 상태”라며 “이밖에 25년간 한마을에 살던 이웃집 할머니 아들 손자까지 한꺼번에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세계한국인 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대표회장 전기현 장로) 케냐 지회장인 조 선교사는 세기총 회원들과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기도를 당부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 어려움을 이길 힘을 이곳 사람들과 교회, 저에게 주시길 바란다”며 “지금도 비가 내리고 있기에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간절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