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라크에 동성애 처벌법 시행 보류 촉구

입력 2024-04-30 08:39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왼쪽),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 EPA 연합뉴스

이라크 의회가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유엔이 국제 인권협약에 어긋난다며 시행 보류를 촉구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현지시간 29일 성명을 통해 이라크 의회의 동성애 처벌법 통과 소식에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OHCHR은 해당 법이 “동성 간 합의에 의한 성관계는 물론 기타 형태의 사적 합의에 따른 행동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규약(자유권 규약)을 비롯해 이라크가 비준한 여러 인권 관련 조약 및 협약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법 시행을 보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OHCHR 대변인은 “이 법이 편견을 합법화하거나 다른 사람의 증오범죄를 일으키고 경찰의 학대·괴롭힘, 협박과 고문 등에 노출되도록 한다는 광범위한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사람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포함한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는 지난 27일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최고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