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에 입주했던 70대 노부부가 6년 동안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아 추운 겨울을 난 사연이 공개됐다. 6년이 지난 뒤에야 부부는 보일러 시동장치가 옆집과 잘못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지난 29일 방영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70대 A씨는 남편과 2017년 11월 초 신축 아파트로 이사했다. 하지만 보일러를 틀어도 너무 추웠다. 집에서도 옷을 입고 다녔고 6년간 단 한 번도 따뜻한 겨울을 지낸 적이 없었다.
A씨는 “집이 실내가 아니고 바깥 같았다. 온수매트, 전기매트 위가 아니면 추워서 안 되고 뜨거운 물로 욕조에 물을 받아서 몸을 덥히고 나와야 했다”며 “100년도 못 사는 인생을 200년 늙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자녀들이 이사를 가라고 권유했으나 A씨 부부는 나이가 많아서 선뜻 이사하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더 황당한 건 냉골에 살고 있는데 난방비는 겨울마다 10만원 이상이 나왔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창고에 보일러가 들어와 10만원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이상했지만 그 이후로 창고의 보일러도 막아 달라고 관리사무소에 요청했다.
지난해 겨울도 A씨에겐 고통스러웠다. 추위가 극심하자 11월 A씨는 관리사무소에 한 번 더 전화해 마지막으로 보일러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6년 만에 집이 추운 이유가 밝혀졌다.
알고 보니 보일러의 원격 시동장치가 옆집과 잘못 연결돼 있었다. A씨의 집에 보일러를 틀면 옆집이 따뜻해지고 있었다. 옆집과 교류가 없어서 사정은 잘 몰랐지만 옆집도 보일러 문제 때문인지 세 번이나 이사를 갔다고 했다.
A씨는 건설업체에 전화했으나 대응은 황당했다. 업체 측은 “(예를 들어) 차에 문제가 있으면 제조사에 말씀하셔야지. 저희한테 접수하셨으면 좀 더 빨리 발견했겠죠. 거의 6년이 지났잖아요. 저희한테 접수된 이력이 없다”며 제보자의 대응을 탓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