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유탄’ 맞은 간병사들… “이달 수입 110만원”

입력 2024-04-29 18:24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지속되면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병사들도 소득 활동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의·정 갈등 돌입 이후 수입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의사집단행동 전후 간병사의 근무 일수와 소득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간병사는 지난 3~4월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동산병원·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 등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한 100명이었다. 현재 간병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병원에 소속된 직원으로 근무하지 않는다.

조사 결과 의사 집단행동과 의·정 갈등 이전인 지난 1~2월 평균 3.9일이었던 이들의 근무 일수는 3월 평균 2.2일, 4월 평균 2.0일로 떨어졌다.

근무 일수가 감소하면서 간병사들의 월 평균 수입도 급감했다. 지난 1~2월 211만1400원이었던 이들의 월 평균 소득은 지난달에는 42.45% 떨어진 12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지난 1~21일 일주일당 수입으로 계산한 4월 평균소득은 3월보다 더 감소한 110만16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과 비교했을 때 47.83% 줄어든 수치다.

응답자 중 절반가량은 일주일에 이틀도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달 1~21일 3주간의 근무 일수를 묻는 질문에 ‘일주일에 평균 2일 미만 일했다’고 답한 인원은 44명에 달했다.

이들 중 25명은 ‘일주일에 평균 1일 이하로 일했다’고 응답했고, ‘하루도 일하지 못했다’고 답한 이들도 7명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간병사들은 “병실이 많이 비어 그만큼 우리 수입도 많이 줄었다. 너무 힘들다” “월세·공과금·보험료 등 한 달에 나가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일이 딱 끊어지니 정무라 죽을 지경” 등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의료연대본부는 “의사 집단행동 이후 병원 입원 환자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간병사들에게 들어오는 간병 일이 (일주일에) 2~3일 정도로 매우 짧아졌다. 한 번 일하고 나면 일이 없어 4~5일 쉬면서 다시 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