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대한의사협회를 이끄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가 의료계의 입장은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정부가 ‘괴벨스식 선동’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제프 괴벨스는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임 당선인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계 입장은 일관되게 (의대 증원) 백지화”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도 정부와 대화할 용의는 있다”며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대화를 다시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더 큰 것에 대해 그는 “정부가 예산을 엄청나게 많이 들여서 ‘괴벨스식 선동’을 해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의료계가 ‘합리적 단일안’을 제시하면 재논의를 할 수 있다고 밝힌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이것 역시 정부가 내세우는 괴벨스식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계는 단 한 번도 단일안을 안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 논의 자체를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으며, 오히려 정부가 단일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당선인은 “예를 들어 ‘대통령은 2000명이 최소다’, ‘총리는 2000명에서 조정 여지가 있다’, ‘장·차관은 2000명은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다’ (등으로 말했는데) 정부 측이 단일안을 좀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기피하는 것은 과하지 않냐’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틀 전에 두 번째 압수 수색을 당했다. 대화 테이블에 칼을 올려놓고 ‘너네 왜 대화하자 그러는데 안 나오냐’ 그런 것과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정말로 대화를 원한다면 모든 전제를 떠나서 자꾸 위협하지 말고 ‘당신네들도 원점 검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자. 우리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게’ 그래야 대화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임 당선인은 “국민들이 너무 걱정하시고 있다는 점 아주 잘 안다”며 “국민들이 현장 상황을 잘 아는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 엄중한 사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열린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도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를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