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병원 도심지 신축 이전 뜨거운 감자로 부상

입력 2024-04-29 12:53

김두겸 울산시장이 최근 꺼내든 울산대학교병원의 도심 이전이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울산대병원이 있는 동구 지역은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망상’이라는 비판이지만 다른 지역은 실현됐을 때 기대 효과를 따져 볼 필요 있다는 긍정적 분위기다.

29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김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울산대 의대 정원이 현재 40명에서 120명으로 증원된다면, 이번이 울산대병원을 도심으로 이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동구에 있는 울산대병원을 무거동이나 문수 구장 인근 등 도심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 하고, 가용지도 있다”면서 “울산대병원을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로 옮기면 시민의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고, KTX와 연계해 인근 경북 포항과 경주, 부산 일부 수요까지도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병원 이전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1~2조)은 시가 일부 예산을 지원하거나, 현재 병원 시설을 시가 사들이는 방안 등으로 도울 수 있다고 본다”며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김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병원 소재지인 동구 지역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동구 여·야 정치권은 “시장으로서 울산시의 지역균형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발상”이며 “차라리 도로 기반 확충에 집중해 병원으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남구 등 동구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울산지역 의료기관의 낙후성은 시민 불만을 넘어 울산의 미래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넓은 관점에서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남구에 사는 70대 남성은 “사실 울산시민들 중 상당수는 울산에 하나밖에 없는 대학병원이 도심에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용객 편의 확대, 대학병원의 운영 효율 개선 등 측면에서 도심으로 옮기면 나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울산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은 50여 년 전인 1975년 동구 전하동에 현대조선 부속병원인 해성병원으로 개원했다. 울산 동북쪽에 있는 탓에 접근성이 떨어져 이전 민선시장들이 한 번씩 고민을 해본 적은 있지만 결국은 흐지부지되게 한 역사가 있다.

울산 시민들이 가장 불만을 가진 분야가 의료분야인 만큼 김 시장이 던진 화두에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는 셈인데, 이 사안의 주체인 울산대병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울산대학교 병원 관계자는 “아직 시에서 구체적으로 제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