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국외에서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 찾기를 건의해 큰 성과를 낸 전남도의회가 하와이와 LA 등 미국에서 활동했던 숨은 애국지사 찾기에 나섰다.
미국에서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찾아 역사적 숭고함을 되새기고 숨어있던 지사를 새롭게 발굴해 그들의 넋을 기리고 희생정신을 본받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전남도는 2021년부터 전국 광역의회 최초로 해외 애국지사 발굴을 건의한 전남도의회의 이번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앞으로 추진하는 관련 기념사업과 선양사업 등에 대한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신민호)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 지역의 무명 애국지사 묘지를 찾아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선 이름 없는 지사의 넋을 기리고 위로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이아몬드헤드 묘지에 영면한 전수산 애국지사의 묘지를 찾아 추모했다. 또 1903년 최초로 이민해 사탕수수 줄기로 엮어 만든 움막에서 생활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한푼두푼 모은 소중한 돈을 자주독립의 자금에 보탠 오아후 지역 사탕수수농장도 둘러보며 과거의 고충을 함께 했다.
미국 지역의 숨은 애국지사를 찾고자 나선 이번 역사 답사는 신민호 기획행정위원장을 비롯 정철 부위원장, 강문성·전서현·신승철·주종섭 등 6명의 도의원이 참여했다.
‘미주지역 한인 독립운동 사적지 답사’라는 주제로 나선 이번 답사는 하와이 지역은 물론 미국의 본토에서 독립운동을 펼쳤으나 서훈받지 못한 애국지사를 찾기 위해 추진됐다.
신 위원장 일행은 30일(현지시간) LA 리버사이드시청을 방문해 자치단체 간의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또 이곳에서 활동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업적을 기린다.
특히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남도인들의 독립운동 사실을 면밀히 추적해 이들에 대한 서훈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신 위원장은 “그동안 일본과 만주, 간도지역에서의 독립운동 사실은 활발하게 입증돼 왔으나 머나먼 미주지역 사탕수수·에네켄 농장에서 일하며 독립운동 단체를 조직하고 독립자금을 지원하는 등 열악한 이민환경 속에서도 조국 독립의 최선봉에 섰던 남도인들을 포함한 한인들의 독립운동 사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역사 탐방을 통해 미주지역에 정착했던 남도인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가치있는 자료 수집과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겠다”면서 “이들의 역사적 숭고함을 되새기고, 향후 전남도의 정체성 형성의 정책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외 독립운동 사적지 답사에는 국외 독립운동을 교육 활동에 반영해 전남도의 정체성 확립과 글로컬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전남도교육청의 교육자치과 민주시민교육팀 관계자도 참여했다.
전남도의회는 2021년부터 숨은 해외 애국지사 찾기를 시작해 최근까지 미주지역에서 128명을 발굴했다. 이 가운데 80명이 서훈 신청됐다. 나머지 48명은 비문이나 후손의 증언 등의 증거자료가 미비해 서훈 신청을 하지 못했다.
서훈 신청한 80명 중 18명은 서훈 확정됐으며 20명은 서훈과 관련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42명은 관련 서류 준비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호놀룰루=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