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트럼프, 디샌티스와 비공개 회동 “협력 동의”

입력 2024-04-29 10:01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해 7월 1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해 6월 13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만나 냉각됐던 관계를 정상화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날 오전 플로라다주 마이애미에서 비공개로 만났다”며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협력하는 데 동의했고, 몇 시간 동안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면담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18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할 때만 해도 ‘제2의 트럼프’로 불릴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쌓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낙선한 뒤 공화당 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디샌티스 주지사를 견제했고, 이후 둘의 관계는 냉각됐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 1월 시작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할 때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악화된 관계를 되돌리지 못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정치적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디샌티스 주지사의 주변인들은 WP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디샌티스 주지사를 만날 이유는 분명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부유한 후원자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쌓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피로감을 느끼는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WB는 “플로리다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의 회동을 주선했다”며 “위트코프가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 전화를 걸어 만남을 청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공화당 유권자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싶어한다”며 “공화당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때 끊임없는 방해받는 것을 지켜봤다. 민주당이 그를 공격하기 위해 지금까지 법을 이용하는 것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