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끓는 물 속 개구리’ 전략을 추구해 점점 더 위험한 군사 활동으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중국, 북한 등과 협력을 심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점점 더 공격적이고 대담해지고 있으며,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공격 수위를 조금씩 높여서 궁극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하는 ‘끓는 물 속 개구리’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특히 중국이 지역 전체에서 ‘힘이 곧 정의’(might equals right)라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중국 전투기가 대만 해협을 일상적으로 비행하고 있고, 최근 중국 해안 경비대가 대만 주변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점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중국의) 압박 캠페인이다. 그 범위와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속도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또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프레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세컨드 토마스 숄(중국명 런아이자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강압적 활동을 지적하며 “필리핀 해안 경비대원과 군인들이 다쳤다. 이는 압박 캠페인을 넘어서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의 우위를 내세운 괴롭힘 전략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들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합법적인 국제 규범을 벗어난 중국의 나쁜 행동에 대해 지속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역내 모든 국가에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2021년 4월부터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지냈다. 다음 달 새뮤얼 파파로 해군 대장에게 자리를 넘겨줄 예정이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지난 3년 간 가장 신경 쓰였던 사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오해를 꼽았다. 당시 중국은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을 ‘하나의 중국’ 정책 변화로 해석했고, 중국 내부에선 펠로시 전 의장이 탄 비행기를 격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아퀼리노 사령관은 “오판으로 인해 중국이 실제로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고 말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지난해 이전 누적 총량보다 더 많은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을 포함한 다른 위협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협력, 중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 심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파파로 대장에게 지휘권을 이양할 때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로 동맹을 포함한 작전 및 전달 능력 측면에서 속도와 긴급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분쟁을 방지하려면 새로운 현대화 역량과 태세 이니셔티브 전달에 있어 긴박감과 신속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