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수습 첫발도 못 떼는 국민의힘…두 달짜리 비대위원장 인선 ‘오리무중’

입력 2024-04-28 18:16 수정 2024-04-28 20:41
국민일보DB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 수습의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공백을 메울 관리형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문제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추천을 받은 후보군이 고사를 하면서 ‘구인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선수(選數)에 상관없이 비대위원장을 맡기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다음 날인 지난 11일 자진사퇴한 뒤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위기 극복을 위해 오는 6∼7월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실시하는 시간표를 짰다. 임기 두 달의 차기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를 무난하게 치러 차기 당대표에게 바통을 넘기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그러나 새 비대위원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29일 국회에서 3차 당선인 총회를 열고 새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관련 상황을 직접 공유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인선을 확정하기 위해 물밑조율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권한대행은 중진 의원들을 만났으나 대부분 인사가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표명한 의원은 6선이 되는 조경태 의원뿐이다. 윤 권한대행은 4·10 총선에서 패배한 일부 중진 의원들에게도 비대위원장 의사를 타진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대문을에서 낙선한 박진 전 외교부 장관도 고사했다고 한다.

새 비대위원장 자리가 인기가 없는 것은 권한은 없고, 해야 할 일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전당대회 룰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가 충돌할 가능성은 큰 부담이다. 이 갈등을 중재해야 할 사람이 새 비대위원장이기 때문이다.

비대위원장 구인난이 계속될 경우 5월 3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김도읍 의원이 28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산 강서에서 4선에 성공한 김 의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후보 등록 마감일은 5월 1일이지만, 현재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의원들은 없는 상황이다.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이 되는 박대출 의원, 3선이 되는 김성원 송석준 성일종 이철규 추경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찐윤(진짜 친윤)’으로 거론되는 이철규 의원의 출마 여부는 최대 관심사다. 총선 참패 이후 “친윤계는 뒤로 빠져야 한다”는 주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사가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박민지 정우진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