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28일 ‘증원 백지화’ 없이는 정부와 어떤 협상에도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임 당선인은 2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를 백지화한 다음에야 우리 의료계는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고수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지난 19일 대학별로 증원 규모를 50~100% 자율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이 되는 32개 의대가 모두 50%로 조정할 경우 증원 규모는 1000명으로 줄어든다. 다만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증원 인원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증원 규모는 15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임 당선인은 “정부가 의료 개혁이라며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고수해 대한민국을 의료 망국의 길로 내달리게 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우리 의료계가 모든 것을 인내해 받아들인다면, 한국 의료의 완전한 사망 선공일은 그만큼 더 일찍 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절체절명의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 된 힘”이라면서 “우리가 강철과 같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은 전날에도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의대) 교수님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겁박한 데 대해 매우 분노한다”며 “만약 교수님들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14만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총력을 다해 싸울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제42대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 당선인은 의료계 안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공식 임기는 내달 1일 시작된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