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현지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스라엘군이 폭격과 지상전으로 가자지구 의료 시스템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며 수백명의 의료 종사자를 죽이거나 구금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3월 말 기준 가자지구의 36개 대형 병원 가운데 10곳만 최소한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반입되는 물품을 제한하면서 생명을 구하는 의료용품이 환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자원봉사를 위해 가자지구로 간 미국의 소아과 의사 타냐 하지 하산은 가자지구 전체가 “핵폭탄을 맞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시아란 도넬리 국제구조위원회(IRC) 수석 부회장은 “20년간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왔는데 의료 시스템이 이처럼 빨리 완전히 파괴된 다른 전쟁을 떠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이스라엘군이 급습한 가자지구 남부 나세르병원에서 일했던 의사 마흐무드 알 레케브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료 시스템 피해 수준을 알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이 의료시설 안팎에 잠복해 있어 병원에 대한 군사작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의료시설과 관련 인력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전쟁 범죄로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