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여성 아이돌 그룹 ‘모닝구 무스메’의 전 멤버가 비례 의원 승계 순위에 따라 참의원(상원) 의원 자격을 얻어 당선된 뒤 당일 바로 사직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치이 사야카(40)는 이날 오전 참의원에 당선된 뒤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치이는 1990년대 모닝구 무스메 2기에서 활동한 아이돌 출신 여성이다. 모닝구 무스메는 계속해서 새 멤버를 영입하고 기존 멤버는 졸업시키는 방식으로 세대 교체를 해가는 그룹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한국의 ‘애프터스쿨’과 유사하다.
그의 사직서는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이치이는 단 93분간 의원직을 유지한 ‘최단기 정치인’이 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기록은 태평양전쟁 이후 최단 기록이다. 기존 최단 재직 일수는 31일이었다.
이치이는 지난 2019년 통합 전 옛 입헌민주당 소속으로 참의원 비례의원에 출마했다. 당시 자신보다 윗 순번이었던 스도 겐키에 밀렸지만, 그가 오는 28일 치러지는 중의원(하원) 보궐 선거에 출마하며 자동으로 비례의원직을 넘겨받게 됐다.
이미 2019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이치이는 사임 의사를 표했지만, 현재 일본 공직선거법상 이미 해산한 옛 입헌민주당의 비례의원 순번 변경이 불가능해 우선 의원직을 승계하고 바로 사퇴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치이는 이날 하루 재직한 대가로 7만6000엔(약 67만원)의 세비를 지급받았다. 그는 이 세비를 비영리단체(NGO) 등에 기부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TBS가 보도했다.
이치이는 현재 정계와 가요계 모두 은퇴한 상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