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관광객이 지하철에 두고 내린 여행 가방을 가져간 50대 남성이 검거됐다. 가방과 그 안에 들어있던 3450여만원은 무사히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14일 오전 수도권 지하철 1호선에 탑승했던 A씨는 일본 국적 관광객 B씨가 서울 광운대역에 두고 내린 여행 가방을 갖고 경기도 양주역에서 하차해 345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일본의 전통 연극 ‘가부키’ 배우로 한국에서 공연용 옷을 만들 옷감을 사기 위해 원화와 엔화 등 총 3450만원을 가방에 넣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5일 여행 가방을 분실했다는 B씨의 신고를 받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사건을 넘겨받은 지하철경찰대는 지하철 1호선 종로 3가역부터 동두천역까지 30여곳에 있는 CCTV 80여개를 분석해 A씨의 동선을 추적했고, 수사 착수 하루만인 지난 17일 A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놓고 내린 여행 가방을 아무도 가져가지 않아 양주역에서 하차하면서 가져갔다”며 “펜치를 이용해 자물쇠를 뜯어 현금 등 내용물을 꺼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가방에 들어있던 금액 중 A씨가 자기 은행 계좌로 입금한 1500만원, 주거지에 둔 현금 1500만원 및 엔화 50만7000엔(약 450만원)을 모수 회수했다. 이어 지난 24일 한국을 재방문한 B씨에게 현금과 가방을 다시 돌려줬다.
B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으며, 일본에 돌아가서도 감사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한국 경찰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동차에서 분실물·유실물을 습득한 경우 경찰관서 제출 및 112에 신고하거나 역무실에 맡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