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려운 이를 돕는 개인에게 직접 후원해야 할까, 아니면 사회복지기관이나 비정부기구에 기부하는 게 나을까. 나눔을 고려해본 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질문이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선교사를 개별 후원하는 게 나을지, 교회에 선교 헌금을 할지를 놓고 고민할 것이다.
미국 복음연합(TGC) 홈페이지에 이에 도움을 줄 만한 글이 소개됐다. 23일(현지시간) TGC에 게시된 ‘선교사에게 직접 기부해야 할까, 아니면 교회를 통해 기부해야 할까’란 글이다. 전 세계를 돌며 현지 교회 지도자 및 선교사에게 훈련을 제공하는 엘리엇 클라크는 이 글에서 “요즘 선교사 지망생은 대체로 사역지에 나가기 전 ‘파트너 개발’(PD) 관련 온·오프라인 교육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후원 관련 최신 용어인 PD는 개인을 통한 모금 방식을 뜻한다.
그는 “PD로 모금하면 가급적 빨리 현장에 갈 수 있다. 교회는 오랜 시간을 두고 선교사 지망생을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교회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이들은 면접 등 여러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교회의 승인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면 개인 후원자 수백 명을 만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모금 방식이 인기를 얻는 건 후원금을 원하는 곳에 기부하고자 하는 최근 추세와도 부합한다고 봤다. 미국 기독교인 역시 교회 선교부서가 지원하는 선교사보단 개인적으로 아는 선교사를 지원하길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클라크의 설명이다. 그는 “이는 교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인은 점점 더 자선기관에 기부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
교회가 아닌 선교사에게 직접 기부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성경에도 개인 후원 선례가 있다.(롬 16:2, 눅 8:1~3) 그렇지만 그는 선교사가 교회보다 개인을 통해 대부분의 후원을 채우는 덴 우려를 나타냈다. 선교사는 개인이 아닌 교회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그리스도의 대사’인 선교사가 된다는 건 교회가 임명한 대표자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교회에서도 선교와 구제를 위해 보낼 일꾼을 회중이 심사 후 결정했다.(고후 8:19~23, 빌 2:25) 그는 “교회가 선교사를 보내는 곳이라고 믿는다면 선교헌금은 교회를 통해 집행돼야 마땅하다”며 “성도 개개인이 사역 후원자를 결정할 자유가 있지만 그 대상은 지역 교회의 승인을 받은 선교사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인보다 교회, 기관의 구호사업이 더 영속성이 있다는 점도 참고할만한 지점이다. 클라크는 “만일 형편이 안 좋아져 기부를 멈추더라도 기관에 기부하면 다른 이들이 그 차액을 메울 가능성이 크다”며 “기부 효과가 오래가길 원한다면 교회 등에 기부하라”고 조언했다. 또 “지역 교회를 통해 선교 사역을 후원한다면 당신은 해당 선교사 개인을 후원하는 동시에 교회도 튼튼히 세워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