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쳤다면…‘무념무상’ 한강에서 멍 때려보자

입력 2024-04-26 10:28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연에 집중하고 있다. 뉴시스

무념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1등이 되는 서울의 대표적인 이색 이벤트 서울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10주년을 맞았다.

서울시는 다음 달 12일 반포한강공원 잠수교 일대에서 개최되는 2024 한강 멍때리기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멍때리기 대회는 2014년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뒤 2016년부터는 한강으로 자리를 옮겨와 올해로 개최된 지 10년이 됐다. 올해는 총 70팀을 선발(1팀당 최대 3명 참가)한다. 지난해 대회의 선수 선발 경쟁률은 45대 1에 달했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대회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고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해 물, 부채질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대회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현장 시민투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된다. 우선 참가자들이 착용한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15분마다 확인해 작성되는 심박수 그래프를 바탕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더불어 현장에서 대회를 관람한 시민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 2, 3등과 특별상 수상자를 가린다.

시는 올해 대회 10년을 맞아 역대 우승자들의 소감과 노하우 담긴 메시지를 현장에 전시하고, 2023년 대회 우승자 정성인 등이 시상식 전 참가자들과 소감을 나눠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잠시나마 일과 업무에서 벗어나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