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의혹’ 국방부 법무관리관 공수처 출석…“충분히 밝힐 것”

입력 2024-04-26 09:56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실로 들어가고 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6일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이 지난해 8월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공수처에 고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유 관리관은 오전 9시36분쯤 공수처가 있는 과천정부청사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오늘 성실히 답변드릴 것이고, 조사기관에서 충분히 밝힐 것”이라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관비서관과 어떤 내용을 통화했는지, 이 비서관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인지 등을 묻는 말에는 “조사기관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관리관은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는 회수 당일 오후 1시50분쯤 경북경찰청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기록 회수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사건 기록 회수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밝히면서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공수처는 유 관리관이 회수 당일 오후 늦게 이시원 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유 관리관이 부당한 수사 외압을 행사한 바 없고, 사건 자료는 박 전 단장이 이첩 보류 명령을 어긴 ‘항명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로서 적법하게 회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