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판소리로 만나는 ‘마당을 나온 암탉’

입력 2024-04-26 05:30

황선미 작가의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 창작동화 가운데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수작이다. 애니메이션, 연극, 뮤지컬, 창극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졌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창작 판소리로 만들어진다. 5월 2~4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판소리퍼포먼스그룹 미친광대의 ‘지기학제(制) 새판소리-마당을 나온 암탉’이 그것이다. 소리꾼 겸 창극 연출가인 지기학 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의 창본·작창·연출로 선보인다.

지 감독이 추구하는 ‘새판소리’는 현대문학을 판소리로 연행(演行)하기 위해 고어와 한자 숙어 대신 어렵지 않은 우리말 창본(唱本)으로 원작을 각색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작창(作唱)해 서사의 가창과 독백의 재미, 현대적인 연기요소를 적절히 조화시킨 현대적 소리판이다. 또한, 판소리와 창극의 공존을 목표로 삼는 지 감독은 새판소리를 다시 창극으로 선보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초연한 ‘새판소리-빨간 피터 이야기’를 다시 창극 버전으로 내놓은 것은 대표적이다.

‘지기학제 새판소리-마당을 나온 암탉’은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전통예술 부문 선정작으로 첫선을 보였다. ‘제(制)와 바디 그리고 더늠에 대한 고찰’을 부제로 화려한 무대 없이 1고수, 1소리광대의 전통 소리판을 재현해 호평받았다. ‘나눌分 소리唱-판소리와 창극 공존의 모색’라는 부제가 붙은 올해 공연은 김소진과 정승준 두 소리꾼이 무대에 올라 분창(分唱)을 선보인다. 판소리가 창극으로 도약하는 단계로서 분창을 시도, 소리판이 확장돼가는 과정을 악사들과 함께 선보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