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불모지’로 불리던 국내 게임 업계가 최근 세계에서 통하는 신작을 선보이면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부터 네오위즈 ‘P의 거짓’까지 전 세계적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고 선전한 게임들이 국산 콘솔 게임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이 오는 26일 플레이스테이션5(PS5)로 출시하는 ‘스텔라 블레이드’에 대한 업계와 게이머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로 이름을 알린 시프트업의 첫 콘솔 타이틀이다. 한국에선 최초로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가 PS5 플랫폼 독점작으로 출시해 화제를 사고 있다.
이 게임은 정체불명의 침략자 ‘네이티브’에 맞서 폐허가 된 지구에서 펼쳐지는 여전사 ‘이브’의 모험담을 그렸다. 출시 전부터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의 외형으로 선정성 논란, 정치적 올바름(PC) 주의에 반하는 상징적 게임으로 떠오르는 등 여러 측면에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
출시 전 분위기는 좋다. 게임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스텔라 블레이드의 평점은 82점, ‘오픈크리틱’에선 평점 84점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해외 매체 중 84%가 스텔라 블레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13%가 ‘복합적’으로 판단했다.
전반적으로 게이머의 호평을 얻는 부분은 전투씬에서의 높은 액션 퀄리티다. 음향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몇몇 게이머는 스토리가 아쉽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지난달 초 데모 버전이 북미 PS 스토어에서 약 30분가량 유출됐는데 이를 본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후 한국 및 일본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PS5 스토어 예약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데모 버전에서는 동시접속자 69만명을 넘겼다.
한국산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첫걸음을 뗀 건 네오위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9월 ‘P의 거짓’을 PS 4·5, 엑스박스 원, PC 플랫폼 스팀 등에 글로벌 정식 출시했는데 뛰어난 전투 시스템, 세밀한 배경 및 인물 묘사, 음악성 등을 인정받으며 세계적 돌풍을 일으켰다. 일약 이 게임은 네오위즈의 대표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P의 거짓은 ‘대한민국 게임 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올랐다. 올해 2월에는 디지털 및 콘솔 패키지 누적 이용자 수 700만명을 넘겼다.
P의 거짓이 세계 시장에서 흥행하며 한국산 콘솔 게임이 비로소 해외에서 주목받게 됐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태 국내 게임 업계가 양산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성장하다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면서 “P의 거짓 같은 콘솔 장르가 국내외에서 성공하는 것은 업계에서 고무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올해 한국 게임사들은 콘솔·PC에 방점을 찍은 신작 준비로 분주하다. ‘데이브 더 다이버’로 콘솔 장르에서 역대급 성공적인 성과를 얻은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연내 출시하는 데 이어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개발 속도도 올린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야심작으로 내건 ‘쓰론 앤 리버티(TL)’을 콘솔 버전으로 북미 시장에 내놓는다. 닌텐도 스위치 기반의 ‘배틀크러쉬’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후속작인 ‘붉은사막’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넷마블은 출시 일정 미정인 콘솔 장르 신작 2종을 준비 중이고 카카오게임즈는 유명 웹소설 ‘검술명가 막내아들’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을 개발 중이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