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서연이가 태어난 뒤부터는 많은 게 달라졌다. 그냥 심적으로 행복하다.”
올해로 투어 16년차가 된 장동규(36)는 2014년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미즈노오픈과 2015년 KPGA선수권대회 등 통산 2승이 있다. 미즈노오픈 우승으로 디오픈에 출전하는 등 한 때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군 전역 이후 이렇다할 성적이 없다. KPGA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얻은 5년짜리 시드가 만료된 이후는 시드를 유지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병행했던 JGTO투어도 시드를 잃었다.
그랬던 장동규가 오랜만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5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개막한 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1라운드에서다. 그는 이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8개를 잡아 7언더파 67타를 쳐 최재훈(26)과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지난 2022년 12월11일에 결혼해 올 2월에 태어난 생후 80일 된 딸 서연이와 겨우내 가다듬은 샷이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찬 원동력이었다.
장동규는 라운드를 마친 뒤 “서연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컷 탈락하고 집에 가면 화가 났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딸 얼굴을 쳐다보면 오히려 행복해진다”라며 “지난 2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음에도 이날 선전한 원동력이다”고 아빠 미소로 환하게 웃었다.
이날 장동규는 4번 홀(파4)부터 7번 홀(파4)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8번 홀(파3)에서 옥의 티인 보기를 범하긴 했지만 10번 홀(파4)부터 12번 홀(파5)까지 3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그리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한 타를 더 줄이면서 기분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장동규는 “오늘 전체적으로 샷감이 좋은데다 퍼트가 특히 좋았다”라며 “군 입대 전까지만 해도 몰아치기를 자주 했는데 오늘 그런 플레이를 오랜만에 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윙코치인 ‘왕년의 장타자’ 김주형(50)과 샷 교정에 들어갔다. 플레인에 집중한 궤도에 치중한 스윙을 하체를 이용한 리드미컬한 스윙으로 바꾼 것.
장동규는 “겨울에 해외 동계 훈련을 가지 않고 국내서 훈련했다. 김프로님과 스윙 전반에 대한 점검을 한 뒤 그것을 고치는데 주력했다”면서 “시즌 초반에는 샷감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었으나 서서히 샷감이 올라 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랜만의 우승 기회를 꼭 살리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장동규는 “진짜 우승하고 싶다”라며 “남은 사흘간 무모하게 무엇을 하려기 보다는 오늘과 같은 리듬을 유지한 채 플레이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지 않겠는가”라고 각오를 다졌다.
여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