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합의 깬 광주글로벌모터스 순항할까…2개 노조 민주노총 가입

입력 2024-04-25 17:21 수정 2024-04-25 17:43

전국 첫 노사상생 일자리를 실현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기업별 단위 노조 2곳이 민주노총에 가입했거나 절차를 진행하고 나서 ‘무노조 합의’가 깨진 노사관계에 중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대주주인 GGM은 누적 35만대 생산 때까지 노조를 결성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전제를 두고 2021년 9월부터 경차 ‘캐스퍼’를 생산 중이다.

25일 민주노총 광주본부에 따르면 ‘GGM 노동조합’과 ‘빛그린산단 노동조합’이 지난주 표결 절차를 거쳐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 각각 가입했거나 절차를 추진 중이다.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한 GGM 노조가 잇따라 생기는 것이다.

2개 노조는 현재 노동조합법에 따른 임금·단체협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반수 조합원 모집에 적극 나서는 등 무노조 원칙과는 상관없는 노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GGM 전체 근로자는 현재 650여명으로 특정 노조가 향후 과반수 노조원을 확보하거나 두 노조가 합병해 대표성을 갖게 되면 임금인상률 등을 협상하기 위한 노사교섭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에 따라 2개 노조는 노조원 권익보호와 복지향상을 위해 조만간 통합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노조 조합원은 각각 10~100여명 수준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합작법인 GGM은 당초 반값 연봉을 뼈대로 한 ‘광주형 일자리’ 결실로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2019년 9월 당시 GGM은 노사민정 대타협을 거쳐 ‘누적 35만대 달성’을 생산 안정화 기준으로 합의하고 캐스퍼 양산체계 가동 이후 임·단협 협상을 유예한 뒤 상생협의회 중심으로 주요 노사현안을 결정해왔다.

하지만 2개 노조가 결성되는 등 출범 당시 합의가 깨지면서 앞으로 앞으로 GGM 운영과 노사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제1호 광주형 일자리 기업으로 꼽히는 GGM은 그동안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현격하게 낮은 임금과 복지에 대한 근로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저조한 임금인상뿐 아니라 당초 약속한 주거 복지 의료혜택 등 다양한 복지정책이 지금까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불신이 노조 결성과 노조 가입의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GGM은 현재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캐스퍼 1종을 2021년 9월부터 위탁 생산 중이다. 현재 누적 생산량은 당초 무노조 조건인 35만대의 3분의 1에 훨씬 못미치는 11만7000여대에 머물고 있다.

광주시가 출자한 광주그린카진흥원이 지분율 21%로 1대 주주다. 이어 현대차가 2대 주주로 1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광주은행(11.3%), 산업은행(10.87%) 등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관계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출범한 GGM은 노사상생을 뚜렷하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반수 조합원 모집을 통해 일단 교섭권을 확보할 계획으로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