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면전서 볼펜 집어던진 野이춘석…“익산시민 분노 표현”

입력 2024-04-25 17:14 수정 2024-04-25 17:47
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갑 이춘석 후보가 10일 오후 전북 전주시 도당 사무실에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국회의원 당선인(익산갑)이 전북대 총장과의 대화 도중 볼펜을 내던지고 출입문을 발로 차며 자리를 이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지난 23일 정헌율 익산시장, 한병도 의원(익산을), 한정수 전북도의원(익산4) 등과 함께 전북대 총장실에서 양오봉 총장을 만났다. 이동헌 교무처장과 대학 관계자들도 배석했다.

이 자리는 전북대 익산 캠퍼스 정원 축소 계획에 대한 항의 방문 성격이 강했다.

이 교무처장은 대학 측 입장을 설명하며 “학령인구 문제로 익산 캠퍼스에 학생이 오지 않는다. 이대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당선인은 “(학교에 오지 않는) 학생을 탓할 게 아니라, 교수들이 더 발로 뛰어서 명품학교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고, 이 교무처장은 “지금 그 말은 교수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고 한다.

이에 이 당선인은 “이야기가 안 통한다”고 말하면서 손에 들고 있던 볼펜을 책상 위에 집어 던지고 출입문을 발로 차고 나갔다는 게 목격자들의 설명이다.

이 당선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시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이 지역을 무시하는 대학의 행태를 다 참아야 하는 것이냐”며 “학교가 전주에 있으면 학생들이 오고, 익산에 있으면 학생들이 안 온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누군가를 비난할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주민을 대표해 자리에 나온 입장에서 그 발언은 참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순간 너무 화가 났는데, 익산시민들이 전북대에 얼마만큼 분노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며 “누군가를 향해 던진 건 아니었고 제 자리에 볼펜을 던지고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익산 캠퍼스 축소 방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양 총장은 결국 “익산 캠퍼스의 정원 축소 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역사회와 미처 소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익산 캠퍼스 내 환경생명자원대학 폐지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원 축소 계획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