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대전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인도에 있던 배승아(9)양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1·2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방모(67)씨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징역 15년을 구형한 검찰도 상고하지 않아 방씨에 대한 형이 확정됐다.
방씨는 지난해 4월 8일 오후 2시21분쯤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길을 지나던 초등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배양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 만에 숨졌고 나머지 피해자들은 전치 2주~6개월의 상해를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돌진 당시 속도는 시속 42㎞로, 법정 제한 속도(30㎞)를 초과했다.
방씨는 사고 당일 오후 12시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한 뒤 사고 지점까지 5.3㎞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직후 시민들이 달려와 보호 조치를 하는 와중에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등 만취 상태였다”면서 “친구가 사망하는 장면을 목격한 생존 피해자들은 ‘그날 거기에 가지 말자고 해야 했다’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가족들이 현재까지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 점과 피고인이 아파트를 처분하는 등 피해 회복 노력을 한 점을 모두 고려했다”면서 원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