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묘문화 바꾼다…자연장·명복공원확장 추진

입력 2024-04-25 13:38
명복공원 현대화사업 조감도. 국민DB

화장·봉안시설 포화로 불편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대구시가 장묘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대구 첫 자연장 시설을 조성을 추진하고 공설 화장시설인 명복공원 현대화사업을 진행한다.

시는 화장 후 고인의 유골을 흙과 섞어 묻는 자연장 시설 조성을 위해 관련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자연장은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다음 남은 유골을 나무와 꽃, 잔디 밑이나 주변에 묻는 매장 방법이다. 시가 대구시립공원묘지(경북 칠곡군) 내 남는 땅에 조성 예정인 공설 자연장 시설은 잔디 밑에 묻는 방법을 사용할 계획이다. 2500 ㎡ 부지에 유골 1만기를 안치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 중이며 이르면 내년 초부터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시가 자연장 시설 조성에 나선 것은 화장률 증가와 봉안 시설 포화 때문이다. 지난해 대구지역 화장률은 92%로 8년 전인 2015년 80%에 비해 크게 늘었다. 유골함 봉안 가능 시설도 전체 3만443기 중 443기(1.5%)밖에 남지 않았다. 자연장은 유골함을 묻는 방식보다 면적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화장시설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명복공원 현대화사업’도 추진 중이다. 건물 전체 지하화, 지상 산책로·쉼터·체육시설 등 자연 친화적 공간 조성, 화장로 증설, 유족대기실 확장, 식당·카페 등 편의시설 설치, 주차장 확충, 진입도로 확장 등이 주요 내용이다. 2027년 준공이 목표다.

화장인구 증가로 그동안 명복공원 만장(1일 45구) 일수도 증가해 명복공원 예약 불가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1966년 현 위치(수성구 고모동)로 이전해 57년간 운영해온 시설이어서 다른 시도와 비교해 볼 때 시설 노후화가 심하고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현대화사업이 완료되면 화장시설 부족으로 다른 시도 화장장을 이용하거나 4~5일장을 치러야 했던 시민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