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CEO “회사 탈취 시도, 아일릿 데뷔 전 기획됐다”

입력 2024-04-23 14:02
왼쪽부터 박지원 하이브 CEO, 민희진 어도어 대표. 뉴시스

박지원 하이브 CEO(최고경영자)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는 ‘아일릿 데뷔 시점’과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CEO는 23일 오전 하이브 사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민 대표 사태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메일에서 “지금 문제가 되는 건들은 아일릿의 데뷔 시점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기획된 내용들이라는 점을 파악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2021년 설립된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걸그룹 ‘뉴진스’를 제작한 민 대표가 수장으로 있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를 비롯한 일부 임원들이 본사로부터 독립하려 한다는 정황을 제보받고 22일 감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민 대표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하이브에서 주장하는 경영권 탈취 시도가 사실이 아니며, 갈등의 본질은 다른 데 있다고 반박했다. 하이브의 후발 걸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하며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 산하에 민 대표의 어도어, 최근 아일릿을 배출한 빌리프랩 등이 속해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을 프로듀싱 했다”며 아일릿이 뉴진스의 컨셉, 안무 등 모든 것을 카피한 ‘아류 그룹’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제를 제기하자 하이브 측에서 자신을 해임하려 한다는 게 민 대표의 주장이다.

박 CEO는 민 대표의 이같은 주장과 달리, 경영권 탈취 시도는 아일릿의 데뷔 전부터 기획됐다는 입장이다. 박 CEO는 메일에서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진상을) 확인한 후 이에 대해 조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안은 회사 탈취 시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안이어서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고자 감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미 일정 부분 회사 내외를 통해 확인된 내용들이 이번 감사를 통해 더 규명될 경우 회사는 책임 있는 주체들에게 명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진정성을 갖고 실행해 왔기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시행착오”라며 “이번 사안을 잘 마무리 짓고 멀티 레이블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뉴진스와 아일릿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을 실행해야 할지 고민하고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