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목회자’가 나간다 “청년들 모여라”

입력 2024-04-22 13:34 수정 2024-04-22 16:00
서울 연동교회와 동숭교회 청년부원들이 21일 서울 한성대에서 열린 친선 체육대회 중 함께 도시락을 먹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동교회 제공

21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성대 상상관에 서울 연동교회(김주용 목사)와 동숭교회(이광재 목사) 청년부원 120여 명이 모였다. 직선거리로 600m 정도 떨어져 있는 이웃교회 청년부원들의 친선 체육대회가 열린 현장이었다.

이날 청년들은 ‘공 넘기기’를 비롯해 풋살과 발야구, 이어달리기 등의 경기에 참여했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 교회 대항전 대신 두 교회 청년부원들을 섞어 혼성팀을 만들었다. 식사도 대학 캠퍼스에서 함께 먹으며 우정을 나눴다.

아무리 거리가 가까운 교회라 해도 이런 교류가 잦은 건 아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시작하면서 그나마 가끔 이어지던 교류도 완전히 중단됐다. 이들의 만남을 성사시킨 건 두 교회 청년부를 이끄는 ‘MZ 목회자’들의 의기투합 덕분이었다.

소성필(38) 동숭교회 청년부 목사는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연말 연동교회 청년부 목회자들과 풋살 경기를 하며 양 교회 청년부 교류를 구상하기 시작했다”면서 “어제 두 교회 청년들 표정이 너무 좋았고 목회자들도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과 소통한 뒤 향후 교류 행사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윤기(41) 연동교회 청년부 목사도 “사실 가까이에 있는 이웃교회일수록 만남과 교류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 않은데 두 교회의 첫 만남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삼산·부평중부·선일교회 청년부원들이 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구 삼산교회에서 진행된 연합예배를 마친 뒤 조별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삼산교회 제공

청년 연합예배를 위해 MZ 목회자들이 한 데 모인 사례도 있다.

인천 부평구 삼산교회(이시백 목사)와 부평중부교회(신경석 목사), 선일교회(오병성 목사) 청년부가 주인공. 코로나를 거치며 위축된 교회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청년들을 복음 안에서 세우기 위해 뜻을 모았다.

예배는 세 교회 MZ 목회자들이 합심해 지난해 10월 삼산교회에서 처음 드렸다. 이들 교회 청년들은 예배 후 퀴즈와 게임에 참여하며 친교했다. 이들 교회의 연합예배는 다음 달 19일 부평중앙교회에서 또 진행된다.

지상하(39) 삼산교회 청년부 목사는 “교인이 많지 않은 중소형 교회의 경우 청년부 자체적으로 이 같은 행사를 여는 게 쉽질 않다. 하지만 청년이 살아야 교회가 살아난다는 공감대는 커 연합예배를 함께 준비할 수 있었다”며 “지역교회와 교류하면서 서로의 믿음을 보며 도전받고 부흥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찬 전도사가 최근 거리에서 예수님 복장을 하고 길을 지나는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 주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띄웠다. 이 전도사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도 MZ 목회자들이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청년을 만나는 장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과 한 몸인 듯한 사람을 뜻하는 조어다.

‘종리스찬TV’의 이종찬(37) 서울 벧엘선교교회 전도사는 이 분야 선구자와도 같다.

코로나로 교회가 문을 닫자 SNS에서 청년들을 만나기 시작한 이 전도사는 신앙생활과 기독 청년들의 연애 등을 주제로 웹드라마를 제작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있다. 최근에도 예수님처럼 분장한 뒤 거리에 앉아 길을 가던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영상을 공유해 큰 관심을 끌었다.

장창일 김동규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