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돌뱅이’를 자처한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고대 동·서양의 교역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 우즈베키스탄에서 세일즈 지방외교에 주력했다.
김 지사는 지난 15~19일 3박5일간의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우즈베키스탄 정부 고위층에 “충북도가 유학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고 충북지역 대학들의 경쟁력과 위상을 한층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Sharjah) 에미리트의 셰이크 사우드 술탄 빈 아메드 알 카시미 왕자가 조만간 충북에 방문하겠다는 약속도 이끌어 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사마르칸트에서 셰이크 사우드 왕자와 ‘깜짝’ 오찬을 가졌다. 오찬은 당일 오전에 갑자기 잡힌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 환경생태부 장관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아랍에미리트와의 교육·경제·관광 교류 등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아지만 등 7개 에미리트(토후국)가 연방제로 구성돼 있다. 샤르자는 문화수도이자 교통 요충지로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이어 3번째로 큰 도시국가다. 셰이크 사우드 왕자는 샤르자 부통령과 샤르자미디어위원회 의장 등을 맡고 있다.
김 지사는 또 이례적으로 우즈베키스탄 총리와 장관 4명을 잇따라 만나면서 경제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했다. 주우즈베키스탄 대사관 측은 “한국 시·도지사와 우즈베키스탄 총리의 면담은 매우 드문 일이고 총리가 충북도에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고 귀뜸했다.
김 지사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청주국제공항과 타슈켄트국제공항을 직항으로 오가는 항공노선 개설과 외국인 유학생에게 학습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충북형 K-유학생 제도 등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K-유학생 유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중원대, 세명대, 충북보건과학대가 실크로드국제관광문화유산대학교, 타슈켄트농업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총 8차례에 걸쳐 진행된 유학설명회를 통해 1000여명의 현지 학생들이 K-유학생 제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이들 학생들은 이르면 오는 9월쯤 충북의 대학에 입학할 것으로 알려졌다.
K-유학생 제도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연계해 주고 대학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하루 4시간 근무 희망자를 기업체, 농가에 연결해주는 충북의 단기간 일자리 사업에 유학생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21일 “앞으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랍에미리트 샤르자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충북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윤원 중원대 총장(충북지역총장협의회장)은 “충북지역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국제교류 확장의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충북도가 유학비자 기준 간소화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