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씨 빈소를 찾아 “가슴 아픈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4시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고인의 영정 앞에 국화를 놓고 명복을 빈 뒤 고인의 큰 아들이자 박 열사의 형 박종부(66)씨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윤 청장은 조문 뒤 취재진에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경찰청장으로서 가슴 아픈 과오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경찰의 경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찰도 고인과 고인의 아들이 염원하셨던 자유와 민주, 인권을 수호하는 당당한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018년 7월 박 열사 부친 박정기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과 민갑룡 경찰청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열사는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공안 경찰에게 강제 연행돼 물고문을 받다가 숨졌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으나 공안당국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두환 정권을 무너트린 6·10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