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홀로 집에 2’에 출연한 미국 배우가 정치권 인사들이 모인 행사에서 “한국은 사창굴(Korean whore-houses)” 등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해 말 공화당 참모 중심의 상원 워킹그룹(SWG)이 주최한 행사에서 배우 롭 슈나이더가 공연을 하다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중단됐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행사에서 슈나이더는 분위기를 띄우는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를 맡았다. 하지만 “저급하고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계속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한국은 사창굴이다”라는 등 아시아인을 겨냥한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슈나이더의 막말에 일부 상원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상원의원의 관계자는 “슈나이더의 무대는 역겹고 상스러웠다”며 “더는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예정된 공연시간 30분을 다 채우지 못하고 10분 만에 무대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SWG 측은 행사 다음 날 참석자들에게 “슈나이더가 구두 합의를 무시하고 지키지 않았다. 전날 일은 우리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슈나이더는 자신의 농담이 뒤늦게 논란이 된 데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16일 엑스에 “(행사가 끝난 지) 3개월반이 지났는데 지금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다”며 “왜 그들은 택스데이(세금의날)를 선택했을까. 지연하고, 일정 변경하고, 방영도 늦게 하고, 세 번째 무대도 취소한 걸 여기에 볼 수 있게 됐다”고 비꼬았다.
슈나이더는 1990~1994년 미국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 출신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영화 ‘나홀로 집에 2’에서 주인공 케빈(매컬리 컬린)에게 팁을 요구하는 호텔 직원 세드릭 역으로 등장해 낯이 익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