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못 받은 전세금 1조4천억… 1분기에도 ‘최악’

입력 2024-04-17 07:11
연합뉴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올해도 3개월 만에 1조4000억원대로 파악됐다. 이 추세라면 올해 전세보증금 피해 규모는 작년을 넘어 역대 최고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 사고 건수는 6593건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7973억원)보다 80.0%(6381억원)나 늘었다.

보증사고는 지난해 연간 4조3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HUG가 작년 한 해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3조5540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대위변제액은 8842억원, 대위변제 건수는 4020건이었다.

올해 더 많은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는 집값이 정점이던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잇따라 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2년 전보다 6.8% 낮아진 1억6868만원에 그쳤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도 같은 기간 16.9% 떨어진 3억7313만원이었다.

전세금을 변제해주는 HUG의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HUG의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993년 HUG 설립 이후 최대 적자이기도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