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넉 달 연속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소폭 하락했다. 다만 이런 하락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중동발 위기감 고조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다 금리 인하 기대감도 꺾이면서다.
16일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기존 3.90~5.90%에서 3.82~5.82%로 상·하단을 0.08%포인트씩 낮췄다. 전날 공시된 코픽스 하락분을 반영한 결과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를 3.91~5.31%에서 3.88~5.28%로, 우리은행은 4.81~6.01%에서 4.78~5.98%로 인하했다. 신한·하나은행도 시차를 두고 변동금리를 하락 조정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월(3.62%)보다 0.03%포인트 내린 3.59%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4%까지 올랐던 코픽스는 12월(3.84%), 1월(3.66%), 2월(3.62%)에 이어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하락했다는 것은 은행이 이전보다 적은 이자를 주고 자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대출 금리 하향 조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내려가면 이달 말 금리 재산정 주기를 맞는 기존 차주의 대출금리도 조정될 수 있다.
다만 이달 들어 금융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코픽스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며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커진 데다 고물가가 지속하며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정세 불안까지 겹쳐 채권 금리도 오르고 있다”며 “최근까지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