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유학생 잡아라” 충북도, 우즈베크 세일즈 외교

입력 2024-04-16 14:41 수정 2024-04-16 16:17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충북형 K-유학생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에서 꿈을 실현하세요”

고대 동·서양의 교역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 우즈베키스탄에서 충북도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학습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충북형 K-유학생 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몰린 지방대학을 살리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16일(현지시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K-유학생 설명회를 갖고 우즈베키스탄 학생과 대학 등 300여명을 대상으로 충북의 유학생 제도를 널리 알렸다. 한국 유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현지인들은 입국 재정부담 경감, 일자리·정착·취업 지원 등 충북만의 차별화된 유학생 제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 코모라(22)씨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학비와 취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 한국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인 석안나(18)양도 “충북의 유학생 제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한국 대학의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충북형 K-유학생 설명회. 충북도 제공

김 지사는 “충북을 찾아오는 유학생은 입국 과정부터 학업, 졸업 후 취업과 정주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공부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 있으면 학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도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K-유학생 제도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연계해 주고 대학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하루 4시간 근무 희망자를 기업체, 농가에 연결해주는 충북의 단기간 일자리 사업에 유학생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유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소지하는 유학비자(D-2)는 학기 중 주당 25시간 내 아르바이트 수준의 단순 노무만 가능하다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도내 대학 17곳과 중소기업 143곳이 이 사업에 참여한다.

도는 내년까지 해외 지방정부와 한국교육원, 세종학당 등의 추천을 받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등급 이상의 우수한 유학생 1만명 유치가 목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충북형 K-유학생 설명회에서 참석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문제는 유학생 입국 장벽의 첫 관문인 비자 발급을 위한 재정보증 해결이다. 현재 지방대학 유학생은 학위과정 연간 1600만원(수도권 대학 2000만원), 어학연수생 연간 800만원(수도권 대학 1000만원)의 상당의 재정능력을 입증해야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1600만원은 대학등록금을 비롯해 주거비와 생활비 등의 체재비 일체를 포함해 산정한 금액이다.

도는 입국 후 종적을 감추는 ‘가짜 유학생’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대학은 생활안정 장학금을, 기업체는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으로 불법 취업·체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정부에 도가 추천한 유학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에 필요한 재정능력 심사 면제를 건의하고 있다.

K-유학생 제도는 김 지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김 지사는 도내 대학과 기업인들이 “지방 소멸위기 극복과 인력난 해소 대안으로 유학생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인도네시아, 몽골, 베트남에서 유학생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이번 우즈베키스탄이 네 번째다.

타슈켄트=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