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목회’로 말씀운동을 펼치는 김양재(73) 우리들교회 목사가 최근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병원 건물을 교회에 기부키로 했다.
15일 교계에 따르면 김 목사는 지난 7일 주일예배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평소 깨어진 가정과 다음세대를 위해 큐티 운동을 펼치는 김 목사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실질적인 행동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시간을 거슬러 우리나라에서 산아 제한이 한창이던 1970~1980년대 산부인과에서는 낙태가 횡행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김 목사의 남편도 수많은 낙태 수술을 집도했다. 그러다 1987년 간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김 목사는 지금까지 남편의 유산이나 다름없던 3층 병원 건물을 교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을 막고자 생명을 앗아간 기억이 있는 이 장소가 이제는 출산율을 올리고 탄생을 격려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하는데 이혼율은 오르고, 낙태로 쉽게 아이를 포기하며 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 최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입으로만 저출생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행동으로 회개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교회는 사회복지재단 ‘한사람’을 만들어 이 건물을 기부받은 뒤 사회적 시선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출산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예비 미혼모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