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어떻게 타”…법인 외제차, 확 줄었다

입력 2024-04-15 07:06 수정 2024-04-15 10:29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가 법인차량 사적 사용과 탈세를 막기 위해 도입된 연두색 차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법인 전용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수입 법인차 등록대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처음으로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15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8000만원 이상의 수입 법인차 등록대수는 386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36대 대비 1768대(31.4%) 감소한 수치다. 지난 2월에는 3551대로 지난해 동월(4793대)보다 1242대(25.9%) 줄어든 바 있다.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의 고가 법인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한 제도가 등록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세금혜택을 노리고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샀던 사람들이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매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두색 번호판으로 고가의 법인차 등록대수가 줄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감했다.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달(2만3840대)보다 6.0% 증가한 2만5263대로 집계된 가운데 이 중 법인차 등록 비중은 28.4%(7179대)로 집계됐다. 법인차 등록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지난해 법인차 비중은 39.7%였다.

모든 차량 가격이 ‘80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럭셔리카 브랜드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럭셔리 브랜드별 법인차 비중은 롤스로이스 87.3%, 벤틀리 76.0%, 포르쉐 61.1% 등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벤틀리의 등록대수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77.4% 감소한 38대였다. 롤스로이스(35대)와 포르쉐(2286대)도 각각 35.2%, 22.9% 줄었다.

한편 연두색 번호판이 고가 수입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취득가를 거짓으로 낮춰 신고하는 ‘꼼수 법인차’도 나타나고 있어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요구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