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넣었는데 시동 안 걸려”… 주유소 ‘혼유’ 의혹

입력 2024-04-15 05:59 수정 2024-04-15 10:05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었는데 ‘혼유사고’로 차량이 고장 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네시스 G70 차주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지난 5일 오후 10시쯤 귀농하신 부모님댁 들렀다가 기름이 집에 가기엔 부족해 보여 시골길에서 24시 셀프 주유소에 들렀다”며 “현금을 삽입한 후 휘발유를 클릭해 노란색 건으로 주유했다”고 전했다. 그는 휘발유로 결제한 영수증도 첨부했다.

이후 고속도로를 달려 집까지 무사히 도착한 A씨는 다음 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정비소에서는 “기름통에서 경유가 발견됐다”고 원인을 알렸다. 수리 과정에서 기름통과 배관 등을 교체했고, 비용이 170만원 발생했다.

A씨는 해당 주유소를 다시 찾아갔다. 하지만 사람은 없었다. 주변 상가에서는 출근이 일정치 않은 주유소라고 귀띔했다.

그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나고 속상하다”며 “주유 관련이라 보험도 안 되는데 재수가 없었거니 하고 넘기기엔 길을 지나가다 믿고 주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7700㎞밖에 타지 않았다. 많이 못 달려줘도 주기적으로 엔진오일을 잘 갈아주고 세차도 잘 해주고 정말 소중히 탔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국석유관리원과 상담한 결과 비슷한 피해 사례가 여러 건 접수돼 검사에 들어갔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주유소의 귀책으로 인한 혼유사고는 흔치 않으나 한번 발생하면 여러 차량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지난 1월에는 경남 창원의 한 주유소에서 배관 연결 문제로 인해 휘발유 차량에 경유가 주유돼 차량 17대가 피해를 봤다. 주유소가 증축 공사를 하면서 휘발유 배관에 경유 배관이 연결돼 일어난 사고로 파악됐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당시 주유했던 주유기에서 기름 받아 둬야 한다”, “피해 금액이 170만원과 유류비인데 이걸로 (민사소송을 위한) 변호사를 고용하기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혼유가 되면 바로 멈춰야 하는데 이 경우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기름 검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경유가 혼유됐다고 단정지을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