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3명 중 1명은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미투표자들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선거일에 투표를 하는 대신 나들이를 즐겼다는 ‘인증샷’들이 논란이 되며 투표하지 않은 이들은 선거일을 무급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정치적 의사 표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실시된 제22대 총선의 전국 투표율은 67.0%로 집계됐다. 전국 선거인수 4428만11명 가운데 2966만2313명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총선 투표율이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 와중에도 33.0%는 투표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사장된 표만 1461만7698장에 이른다.
일부 유권자들은 온라인상에서는 미투표자들에 대한 비판 의견을 내고 있다.
사전투표 기간이 5~6일 이틀이나 주어졌고, 본 투표일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기까지 했는데도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10항의2를 보면 공직선거법 제34조에 따른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선거일은 법정공휴일로 지정된다. 과거에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식으로 투표권을 보장했지만, 투표권을 폭넓게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법정공휴일로 지정됐고 2022년부터는 5인 이상 민간 사업장에게도 공휴일 부여 의무가 생겼다.
한국처럼 주중을 선거일로 정하고 이를 공휴일로 지정하는 국가는 흔치 않다. 유럽 대부분 국가는 일요일에 투표를 실시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6·25 전쟁 전후의 격변기였던 1948년, 1950년, 1954년 치러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는 모두 90% 이상 투표율을 기록했다. 1992년 제14대총선까지만 해도 투표율이 70% 미만으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100세 이상 고령 할머니·할아버지들과 격오지 거주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투표소를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주 동구에서는 김정자(108) 여사가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고,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마을 주민 8명은 배를 타고 대청호를 건너 투표를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