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이 10일(현지시간)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다시 승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법무부 장관에게 결정권을 넘긴 것인데 법무부 장관이 미국행을 주장해온 터라 미국 송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 등은 이날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며 범죄인 인도 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최종 결정은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법원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따라 심사한 결과 권씨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며 인도 허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에 따라 지난 5일 권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범죄인 인도를 두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에 대한 인도 요건이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범죄인을 인도하거나 우선순위 결정은 법원이 아닌 관할 장관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기존 절차를 반복해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한 뒤 최종 인도국 결정을 법무부 장관에게 넘겼다.
법무부 장관은 권씨의 미국행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에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씨 측은 판결문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항소를 할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