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정원 13년 만에 457명 감축… ‘임용 대란’ 해결에는 한계

입력 2024-04-11 18:12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지난달 4일 대구 달서구 한실초등학교에서 신입생들이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교대 등 초등교원 양성기관의 입학정원이 현 고3이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12% 줄어든다. 2012년 이후 사실상 처음 이루어지는 감축이다.

11일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전국 10개 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제주대 교육대학 등 12개 초등교원 양성기관 정원을 12%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24년 교육대학 정원 정기승인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감축안으로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39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2개 대학의 입학정원이 3808명에서 2025학년도부터 3351명으로 줄어든다.

이화여대의 경우 사립인데다 정원이 100명 이상인 다른 대학과 달리 규모가 매우 적기 때문에 감축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국립대 초등교육과 입학정원 조정 그래픽.뉴시스

초등교원 양성기관 정원 감축은 사실상 13년 만에 처음이다. 2012학년도 3848명에서 2016학년도 3847명으로 단 한 명 줄어든 후 2024학년도까지 동결 상태였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선 대학이 현재 정원을 계속 유지할 경우 ‘임용 대란’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저출생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점점 감소하는 상황에서 초등교원 신규 채용 규모 역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초등교원 임용 합격률은 올해 43.6%를 기록했다. 초등교원 양성기관 졸업생이 대부분 임용고시에 도전한다고 가정하면 졸업생 2명 중 1명은 임용 시험에 떨어지는 셈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임용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2025학년도 정원 감축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이번 감축에도 초등교사 양성기관이 배출하는 졸업생은 정부가 계획한 신규 초등교사 채용 규모를 여전히 넘어선다.

교육부의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6~2027년 신규 초등교사를 2600~2900명 내외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초등교원 양성기관 정원이 신규 채용 규모를 여전히 넘어서 ‘임용 대란’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교육부가 당초 목표했던 감축 규모는 20%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대 규모가 작아 등록금 수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감축을 진행할 경우 대학 운영에 어려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교대 측 의견을 반영해 12%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번 감축으로 인한 대학 운영의 차질을 줄이고자 2024학년도 ‘국립대학육성사업’ 평가를 통해 입학정원을 많이 줄인 교대 등이 더 많은 국고를 가져갈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감축된 학부 입학정원을 교육대학원 정원을 증원하거나 신설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대학원 운영 자율성을 높이고자 학칙에 따라 교원 자격증이 없어도 교육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입학 자격도 완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교원양성 과정 개선대학 지원 사업’에 올해 49억원을 투입해 교대의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을 돕고, 교육청과 연계해 교사 재교육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대가 우수한 예비 교원을 양성하고, 나아가 현직 교사 재교육기관으로서 기능을 더욱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