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尹정부 구심력 저하… 한·일 관계도 시련”

입력 2024-04-11 16:49
국민일보 DB

일본 주요 언론들이 11일 한국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은 4·10 총선 결과에 대해 “보수 여당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윤석열정부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강제징용 소송 문제 등과 관련해 “윤석열정부가 주도해 온 대일 정책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면서도 “일본에 비판적인 야당의 목소리가 거세질 수밖에 없어 한·일 관계도 시련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신문도 “한·일 관계의 개선은 한·미·일 3국의 안전보장 협력을 추진하는 기반이 된다”며 “여당 패배로 윤석열정부의 구심력이 약해지면서 대일 정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국민의힘 박진 서울 서대문을 후보의 낙선 결과를 별도로 전하며 “윤석열정부 하에서 대일 관계 개선을 지지한 중진들이 의석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박 후보는 현 정부 외교부 장관 재임 시절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결책 발표를 주도했다.

일본 내 진보 성향의 일간지인 아사히신문도 “윤석열 정권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관계 개선이 진행 중인 한·일 관계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승을 거뒀어도 대일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윤 대통령 외교 방침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하지만 강제징용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불만도 있어 야당 측이 정권 비판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한국 총선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거는 다른 나라의 내정에 관한 사항이므로 언급을 삼가겠다”고 했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조치에 근거한 대응이 이뤄져 왔고 지속해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