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관계 재정립”… 패배 뒤 쏟아지는 비윤계 반성문

입력 2024-04-11 15:15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공동취재 뉴시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당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중진 당선인들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관계 재설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 다수는 11일 SNS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총선 패배에 대해 반성하는 목소리를 내놓았다. 서울 동작을에서 5선에 오른 나경원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집권 여당의 앞날이 매우 위태롭다. 뼈를 깎는 성찰의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감, 또 입법부로서 감시와 견제의 의무를 모두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낸 5선 김기현 울산 남을 당선인도 “그동안의 국정 기조와 당정관계가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냉정하게 살펴 주저함 없이 고쳐야 한다”며 “저부터 사즉생의 각오로 환골탈태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경기 분당갑 당선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에서 의도하지 않게 민심과 거리가 있는 정책이나 인사를 하면, 당은 이것을 지적하고 더 좋은 대안을 내놓는 것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것이 바로 ‘건설적 당정관계’”라고 강조했다.

세 당선인은 모두 당권 문제 등을 놓고 대통령실이나 친윤계 인사들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위성정당 의석을 포함한 의석수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