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가 지난 3일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이상 행동에 대해 “크게 걱정해야 하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버랜드는 11일 푸바오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 강 사육사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성장 과정을 함께해 온 사육사로, 푸바오와 남다른 유대 관계를 맺어 ‘푸바오 할부지’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푸바오의 ‘중국 생활’은 국내 팬들의 큰 관심사였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사육사들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판다이기에 중국에서의 식단, 생활 등 사소한 요소들에도 이목이 쏠렸다. 이에 푸바오가 중국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이어 앞구르기를 하는 CCTV 영상이 공개돼 국내 팬들이 크게 걱정했다.
강 사육사는 이와 관련해 “구르는 행동은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접했던 부분”이라며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안 좋을 때, 요구 사항이 있을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구르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푸바오는 중국에서도 사육사와 교감을 원하거나, 사육사에게 뭔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새 환경에 적응하려고 구르는 행동이 나온 것 같다”며 “크게 걱정해야 할 행동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행에 동행했다. 그는 푸바오가 중국 이동과 검역 과정에 잘 적응했다며 “역시 ‘푸바오는 푸바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대처했다. 마치 ‘할부지, 봤지? 나 잘할 수 있다고 했잖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강 사육사는 특히 비행기 이착륙 시에 사람도 긴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착륙 직후 푸바오가 밝은 표정으로 편하게 앉아 대나무를 먹고 있어 감동했다고 한다. 강 사육사가 자신의 이송 및 적응 상황을 완전히 신뢰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오히려 위로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강 사육사는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이제 할아버지 갈 거야. 검역이 끝나면 할부지가 꼭 널 보러 올게. 그때 할부지 못 알아보면 조금 서운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네가 잘 적응하고 있다는 걸로 생각할 거야. 잘 적응해줘.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전했다.
강 사육사는 “6~7월쯤 푸바오를 보러 다녀올 것”이라며 “그때 저를 알아보지 못하면 ‘서운한데? 그래도 장하다’라고 말해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만남은 이별을 전제로 하는 만큼 많이 아쉽고 서글프지만 응원하면서 밝게 보내줬다”고 말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 반환을 하루 앞둔 2일 모친상을 당했지만, 이번 중국행에 함께 했다. 그는 이를 언급하며 “돌아가시기 사흘 전 어머니를 병원에서 뵙고 ‘중국에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잘 다녀와라. 큰일을 하느라 고생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했다.
이후 비보를 접한 뒤 형제들과 중국행에 대해 상의했다고 한다. 그는 “형님과 누님들이 ‘당연히 가야지. 어머니도 그걸 원하셨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기 때문에 네가 가는 것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현명한 선택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의연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로, 출생 1354일 만에 중국으로 반환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