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는 푸바오, 걱정마세요” 강 사육사가 전한 근황

입력 2024-04-11 15:08 수정 2024-04-11 16:05
왼쪽부터 강철원 사육사,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에버랜드 유튜브, 주토피아 팬카페 영상 캡처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가 지난 3일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이상 행동에 대해 “크게 걱정해야 하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에버랜드는 11일 푸바오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 강 사육사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성장 과정을 함께해 온 사육사로, 푸바오와 남다른 유대 관계를 맺어 ‘푸바오 할부지’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푸바오의 ‘중국 생활’은 국내 팬들의 큰 관심사였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사육사들의 살뜰한 보살핌 속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판다이기에 중국에서의 식단, 생활 등 사소한 요소들에도 이목이 쏠렸다. 이에 푸바오가 중국 도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이어 앞구르기를 하는 CCTV 영상이 공개돼 국내 팬들이 크게 걱정했다.

강 사육사는 이와 관련해 “구르는 행동은 이미 한국에서도 많이 접했던 부분”이라며 “기분이 좋을 때, 기분이 안 좋을 때, 요구 사항이 있을 때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구르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푸바오는 중국에서도 사육사와 교감을 원하거나, 사육사에게 뭔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새 환경에 적응하려고 구르는 행동이 나온 것 같다”며 “크게 걱정해야 할 행동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행에 동행했다. 그는 푸바오가 중국 이동과 검역 과정에 잘 적응했다며 “역시 ‘푸바오는 푸바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대처했다. 마치 ‘할부지, 봤지? 나 잘할 수 있다고 했잖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강 사육사는 특히 비행기 이착륙 시에 사람도 긴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착륙 직후 푸바오가 밝은 표정으로 편하게 앉아 대나무를 먹고 있어 감동했다고 한다. 강 사육사가 자신의 이송 및 적응 상황을 완전히 신뢰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오히려 위로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강 사육사는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이제 할아버지 갈 거야. 검역이 끝나면 할부지가 꼭 널 보러 올게. 그때 할부지 못 알아보면 조금 서운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네가 잘 적응하고 있다는 걸로 생각할 거야. 잘 적응해줘.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전했다.

강 사육사는 “6~7월쯤 푸바오를 보러 다녀올 것”이라며 “그때 저를 알아보지 못하면 ‘서운한데? 그래도 장하다’라고 말해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만남은 이별을 전제로 하는 만큼 많이 아쉽고 서글프지만 응원하면서 밝게 보내줬다”고 말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중국 반환을 하루 앞둔 2일 모친상을 당했지만, 이번 중국행에 함께 했다. 그는 이를 언급하며 “돌아가시기 사흘 전 어머니를 병원에서 뵙고 ‘중국에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잘 다녀와라. 큰일을 하느라 고생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했다.

이후 비보를 접한 뒤 형제들과 중국행에 대해 상의했다고 한다. 그는 “형님과 누님들이 ‘당연히 가야지. 어머니도 그걸 원하셨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셨기 때문에 네가 가는 것이 어머니를 위해서도 현명한 선택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의연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로, 출생 1354일 만에 중국으로 반환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