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가 여당의 참패로 귀결된 제22대 총선 결과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신 변호사는 총선 당일인 1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야당이 과반을 차지한 출구조사 결과와 관련해 “한마디로 말해서 충격”이라며 “앞으로 이 난국을 어떻게 수습해서 조화로운 국정운영을 해 나갈지, 큰 위기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 심판론과 관련해서는 “물론 윤 대통령의 책임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총선의 정치 지형을 완전히 바꿔버린 것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등장”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볼 때는 조국 대표가 한국 정치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정치인”이라며 “뛰어난 정치인의 등장으로 모든 정치 지형이 바뀌면서 조국라는 아주 깊고 멀리 흐른 강이 하나 생겨버렸다. 여기서 모든 중요한 원인이 파생돼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상처 입은 사람에게 좀 모진 말을 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한 위원장이 이번 선거를 자기 혼자서 좌지우지한 게 (문제였다)”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국민의힘이건 민주당이건 당헌을 보면 그 당 출신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도의 당무 관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이걸 배제해 버렸다. 혼자서 독점한 것”이라며 “비례대표 후보들을 보라. 국민의 눈으로 봤을 때 보수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됐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부터 저는) ‘한 위원장 원톱 체제는 안 되고 적어도 선대위원장은 다른 사람이 해야 된다’고 진언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위원장이 원톱 체제로 가겠다고 자기가 고집을 해서 이런 상황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총선 이후 한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총선 기간 한 위원장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이번 총선은 한 위원장의 대선 예행연습이었다”며 “어제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도 ‘나는 억울합니다. 나는 책임 없습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하지만) 어느 정도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을 독점적으로 이끌면서 자기 세력을 심어놨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과연 여기서 이 당권 경쟁을 접고 깨끗하게 물러날 수 있을 것인가. 제가 볼 때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이어 “쪼그라든 당세이지만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서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을까”라며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지만 한 위원장의 성격 등으로 봐서는 이런 쪽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