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큰 방향서 동맹과 공조”

입력 2024-04-11 07:04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반도체장비 대중 수출통제 요청에 대해 큰 틀에서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절한 수준에서 수출통제에 동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을 방문한 안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덜레스국제공항에서 수출통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말에 “기본적으로는 우리 동맹과 공조하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중국과 관계를 안정화한다는 측면에서 산업 관계나 통상관계에서는 한·중 관계를 최대한 안정시키는 노력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하게 (수출통제를 시행해) 문제가 되지 않도록 관련 조치들을 끌고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수출통제 공조 기조가 확정된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다”며 “사안에 따라 공조하는 부분도 있고 입장이 다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동맹과 공조 차원에서 공조하되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적용 범위 등을 좁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 장관은 미국과 일본이 범용(레거시) 반도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레거시 반도체 문제는 계속 논의가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미·일 간에 구체적으로 뭐가 더 진전됐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미 반도체법 보조금과 관련해선 “우리 기업들이 최소한 다른 나라나 다른 기업들에 비교해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다. 최대한 배려한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다음 주 중 정확한 금액 등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처음 미국을 찾은 안 장관은 12일까지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등을 만나 첨단산업과 에너지 협력, 통상 현안 등을 논의한다. 안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 간 분쟁에 대해 “최대한 정부 차원에서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 원전 문제에 있어서 한·미가 공조하고 협력해서 신시장 개척, 기술개발을 같이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