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9월에나 시작”…고물가에 시장 회의감

입력 2024-04-11 06:49 수정 2024-04-11 07:26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최근 물가지표에 실망하며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급등으로 시장에선 올가을에나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준이 10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들은 강한 경제 모멘텀을 가리키는 지표와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했다”며 “최근 지표는 물가가 안정적으로 둔화한다는 확신을 키우지 못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석 위원은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심각한 공급 병목현상이나 운임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든 참석 위원은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이면 연내 어느 시점에선가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5%로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연준 의사록과 CPI 수치가 공개되면서 시장에선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6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18.5%로 일주일 전(61.8%)보다 43.3% 포인트 줄었다. 선물시장에서는 오는 9월에야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말까지 인하 폭도 0.25~0.5% 포인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에도 완고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하면서 연준이 6월에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주장이 무산됐다”며 “경기 둔화 조짐 없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재상승과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커지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0.95%), 나스닥지수(-0.84%) 등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0.19% 포인트 급증한 4.55%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